과학과 사회의 만남

과학과 사회의 만남

민승기

생물을 진핵 생물계와 세균계 및 고세균계로 분류한 표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 바퀴벌레보다 크게 잘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허리디스크와 치질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고 음식을 실수로 기도로 넘기기도 하는 유일한 종자가 인간이다. 이렇게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애플’이라는 위대한 회사를 만들었다. 불완전함 속에서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110조라고 한다. 애플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천은 어디에 있는 걸까? 오늘의 애플을 만든 CEO는 본사에 출근하는 날이면 항상 디자인 담당 부회장과 점심 식사를 했다. 게다가 중요 회의 때 최우선 발언권이 있는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한다. 창조의 원천을 인문학에서 찾는 정신이 어울리는 분위기다.

1976년에 등장한 애플의 첫 로고는 아이작 뉴튼 경이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서 홀로 생각의 바다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애플은 이 로고를 통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무언가 발견하는 정신을 담고자 한 것이 아닐까? 애플이 사용한 로고는 모두 ‘사과’와 관련이 있다. 애플은 사과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애플의 로고는 ‘튜링의 사과’에서 받은 영감에서 탄생했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 공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알고리즘이나 연산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학자이다.

 

original_apple_logo         apple_rainbow_logo

<애플의 첫 번째 로고>                      <애플의 두 번째 로고>

애플의 두 번째 로고는 사과의 모양을 그대로 사용했다. 자본주의 역사상 이렇게 강력한 로고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재미있게도 로고 옆에는 튜링이 한 입 베어 문 흔적이 있다. 현재의 애플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색 로고를 사용한다. 애플의 로고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처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완전한 작품을 상징한다. 이런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은 회사의 업무 방침에서도 알 수 있다.

회사 규모가 워낙 커서 내부 조직에 느슨한 망이 생길 듯도 하다. 하지만 애플은 엄격한 내부 규율과 통제 및 직원들의 시간 활용을 매우 중시하는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렇게 큰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가 단 5가지뿐이다. 이런 점에서 뺄 것은 빼고 나머지 분야에 모든 정성을 쏟아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애플은 직원 일인당 연 매출액이 20억원이고 애플의 이사회는 앞으로 3년간 현금 배당과 자사주 취득을 포함해 약 50조원을 주주를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IBM같은 회사도 현금배당을 시행한 후 어려움을 겪었는데 현대 자본주의는 앞으로 애플은 3.5인치 화면이 한 손으로 아이폰을 조작할 수 있는 최적의 크기라고 판단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휴대성은 떨어지지만 대형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받아들인 제품을 출시 할 예정이다. 우리 치과의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손과 눈은 모든 것이지만 사실 애플 입장에서는 인류가 가진 손의 감각은 진화의 관점에서 살펴 보아도 별거 아닐 수 있다.

애플이 곧 발표할 제품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대역과 LG가 생산하는 기기의 주파수가 호환된다고 한다. 이 회사들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적자생존의 관계를 이루게 될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 치과계는 내외부적으로 어떤 형태의 적자생존의 관계를 만들어 나갈까? 매우 궁금하다. 그리고 이제는 치과계에서 IT분야에 눈을 확 뜨는 사람이 나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