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경청의 장 SNS

 

민승기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종교계가 가지고 있던 권력이 국가로 이동했고, 그 힘이 기업에 주어졌다가 다시 개인과 소외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의 이동은 SNS를 통해 이루어진다. SNS, 사회 관계망 서비스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모두가 이 공간에 참여할 수 있으며 대화의 장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쌍방향적 소통이 이루어진다. SNS는 지식의 세계에서 지혜의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열린 공간이며, 고객이 판단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장이다.

 

의사의 능력의 70%는 의사소통 능력으로 구성되고, 나머지 30%가 의료기술이라고 한다. 나는 우리가 SNS라는 매체를 받아들여서 좀 더 능력 있는 사람들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한다. SNS는 신입생을 위한 Facebook이 늦게 출시됨으로 인해 주커버그가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Twitter는 친구들이 뭐하나 하는 궁금중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도 SNS의 원조 격인 싸이월드가 있다. 싸이월드는 왜 세계적으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폐쇄적인 구조, 공개 개방의 문제와 더불어, 전세계를 영역으로 생각하는 Twitter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1년 일본대지진은 SNS라는 단어가 널리 퍼진 계기가 되었다. 전화나 전기 등 통신 수단이 끊긴 상태에서도 Twitter는 이용이 가능했고, 그 일을 계기로 SNS는 대안적 통신망 혹은 생명선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 또 한 예로 평범한 한 공학도의 의견이 SNS를 통해 다수와 공유되면서 중동의 무바라크와 카다피의 축출에 도화선이 되는 큰 혁명이 되었다. 서방기자들은 SNS를 보도자료로 사용했고 기자들의 보도는 다시 SNS에 영향을 미치는 공생관계가 형성되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선거를 치르는 해이다. 오바마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재선도전을 발표할 때 지금까지 해 왔던 기자 초청방식을 버리고 Facebook을 통해 500만명을 초청했다. 우리 나라의 경우 한 전직 대통령은 SNS를 통해 많은 지지세력을 확보하였고 이는 당선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선거 때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많은 소통이 이루어졌었다. 과거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일방향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다음 아고라 등 열린 공간을 통해 쌍방향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SNS가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양 쪽 진영의 다양한 SNS를 살펴봄으로써 헤게모니가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짐작 할 수 있다.

 

Twitter와 Facebook의 영향력은 정치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미치고 있다. 문화를 예를 들어 보자. 소고기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나온 26세의 레이디 가가가 어떻게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문화적 아이콘이 될 수 있었을까? 레이디 가가는 SNS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녀는 Myspace.com을 통해 데뷔를 했고, 지금도 Facebook을 통해서만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SNS로 대중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활동하는 그녀는, 이번 한국 내한 공연 내내 Twitter를 통해 웬만한 나라의 인구보다 많은 수의 팬들과 소통하며 지냈다.

 

SNS는 기본적으로 다단계 시스템이다. 전에는 다단계 회사가 한두 곳만 적발되어도 지면을 장식했는데 지금은 규모가 방대해졌고, 리트윗(RT, Twitter의 글을 그대로 옮기는 것) 버튼 하나면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시대가 되었다. SNS는 그 이전의 소통방법과는 비교할 수 없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SNS의 특성을 활용하여 대한치과의사협회도 한 번 RT 할 때 마다 500원을 기부하는 방식의 대국민 홍보를 고려해 볼 만하다. 내용은 공익성과 회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감각을 갖춰야 할 것이다.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단체가 공익에 대한 공헌 없이 회원의 이익만을 이야기한다면 국민의 반발만을 부를 것이다.

 

SNS는 강하다. 전화는 양자간 소통이고 아마추어 햄도 10명 이내에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회의실에서 공청회를 진행할 때조차 많아야 수백 명이 모일 수 있는 규모밖에 되지 않는데, SNS는 동시다수가 즉각적으로 소통이 가능하고 그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또한, SNS는 중간관리자가 없다. 내가 올리면 세상에 즉각적으로 고지되는 것이다. 물리적 거리감을 상실시키는 SNS의 위력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나는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들과 Facebook으로 대화를 하는데 거리로는 약 10.960Km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SNS공간에서 이 거리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기존의 대중매체는 지면과 시간에 엄격한 제한이 있어, 기사의 속보성, 전문성 및 발표 기능 모든 것이 SNS에 뒤쳐진다. 그러나 SNS는 그런 제한이 없고, 이제는 기자들도 전문가의 SNS를 자신들의 글에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SNS는 언제 어디서나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낼 수 있고 다수에 의한 재확장이 가능하다. 이제는 인터뷰보다 전문가의 SNS를 인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 세상이 되었다. SNS는 공유와 참여의 미디어이기에 그 영향이 북한에까지 미친다. 그건 어려운 일처럼 보이는가? 이미 SNS는 탈북자 북송 문제에 영향을 주었다. 그룹 보니엠의 보컬 리즈 미첼이 얼마 전에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2내한공연 및 탈북자 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보니 엠의 내한공연 이유가 북송관련 이슈임을 주지해야 한다.

 

SNS가 회사내의 관계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회사 내 직원이 가진 잠재성을 어떻게 끌어내서 공동의 목표로 끌고 갈 것인가. 직원은 이제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합의에 의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할 대상이다. 함께 소통이 필요할 때에 SNS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 시대의 리더는 소통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생산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소통을 먼저 하고 생산하기 시작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먼저 올리고 밥을 먹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참여자가 모여 집단을 이루고 집단지성을 형성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소통의 시대에는 권력관계가 바뀐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아이들보다 LOL(League of Legend, 컴퓨터 게임)을 잘 할 수 있는가? 자기의 자녀들만큼 LOL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다면 이미 헤게모니는 넘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혹 아직 아이들과 아옹다옹하는 분이 있다면 어서 헤게모니를 넘기시길 권해드린다. 지금은 자식이 부모보다 똑똑한 시대이다. 인류 역사상 언제 현명한 부모보다 똑똑한 자식이 있었나? 지금의 우리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거쳐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10대 때 나의 부모님은 평범한 분들이셨다. 세월이 지나 내가 나이 40이 되어서야 부모님이 현명한 분들이심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아이들은 지금도 이미 나보다 똑똑하고 앞으로 아이들이 40이 되었을 때 역시 나보다 똑똑할 것이다.

 

140자의 세계 Twitter. 잘못 이용했다가는 내용 파악 못하고 엉뚱한 말로 망신당할 수도 있으니 회원님들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내용도 모르고 발 담그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악성 댓글과 디지털 피로감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회원과의 소통을 위해 Facebook을 개설한다면 그 관리를 친구가 많은 신입사원에게 맡기는 정도로는 부족할 것이다. 롯데닷컴에는 박스녀가 있는데(www.Facebook.com/lottecom.fan)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대치남 하나 키워서 나쁠 거 있나? 나는 모마치과 Facebook에 모마남 하나 키우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회의실에서 정확한 결정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모여서 대략적인 윤곽만 잡으면 세세한 내용은 실시간 의사소통으로 잡아나가는 시대다. 대선을 보라. SNS 대 SNS 대선이다. 대선에도 영향을 주는데 내가 보기에 회원수가 수만 명 정도 되는 단체에서 단체장 투표를 Facebook 을 통해 하지 못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참고로 Facebook 인구는 약 8.5억으로 세계 3위이고 공모가를 바탕으로 추정한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약 100조원이다. 나는 ‘좋아요’ 버튼이 만드는 힘을 믿는다.

 

SNS는 우리의 생활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회사 휴게실에서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던 담론들이 SNS에서 실시간으로 모두에게 공개되어 쌍방향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SNS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우리의 삶 속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과 조직에서 어떻게 SNS를 적용할 것인가 진지하고 현명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너무 피로감이 쌓이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로 달콤한 SNS의 과실을 맛보시기 바란다. SNS의 하나인 Facebook은 우리가 아는 카페, 블로그, 채팅, 메시지, 게임, 사진 및 동영상 등이 녹아있는 최강의 도구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Facebook을 개설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치과협회는 SNS를 통해서 국민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우리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SNS의 목적은 일방향적 전달이 아니라 쌍방향적 소통, 더 나아가 경청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