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권리를 돌려 달라!

민승기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

 

 

 

 

 

의사의 권리를 돌려 달라!

지금 성남시에서는 아주 흥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평상시에는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던 일들이 분회 이사직을 맡은 본인에게 아주 큰일로 다가오는 두 글자가 있다. 선거다! 가까운 수원시는 몇 년 전부터 선거를 통해 회장단을 선출했지만 성남시의 경우 최초의 경선이다. 회원수가 300명이 넘는 성남분회에서 이제야 선거가 시작된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늦은감이 있다. 차기 분회장에 대한 경선이 결정되고, 성남분회에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을 건의 하는 과정에서본인은 이제까지 몰랐던 경기도치과의사회의 역사와 회칙을 익히게 되면서 한국 최초의 치과 개설자는 노다 오지 선생이라는 것, 그후 함석태 선생이 한성치과의사회를 조직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빛바랜 사진들 중 1926년도 치과대학 졸업장과 1988년 경기도치과의사회관 기공식 사진을 보면서 당시 임직원들의 무서운 추진력을 느끼게 되고 자연스레 이번 선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경기도치과의사회의 발족은 전시체제 하에서 골드 이야기와 함께 한다. 1946년 창립총회에서 회비를 지부, 도치과의사회 및 조선치과의사회에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군정에서 지급한 62Kg의 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었다. 일부 기관에서 과하게 많은 배분을 받는 문제를 예방하는 장치를 만들고 개업연차와 전년도 환자수를 고려해서 분배하는것이 합리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월이 흘러 영리법인과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문제가 과거 회비와 금의 배분문제에 관한 안건을 대체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영리병원의 시행에 관하여 깊이 숙고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지금 중병에 걸린 부자는 어느 병원으로 갈까? 서울대병원도 삼성의료원도 아닌 미국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의사들도 미국으로 가고 싶어한다. 보수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영리병원의 목적은 영리이다. 영리의 추구가 나쁜가? 아니다. 현재의 제도는 말로만 비영리다. 대형병원을 보라. 개인의원이 들여놓을 수 없는 비싼 기계를 들여놓고 검사료로 수백만원을 받으면서 영리병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VIP실은 입원비가 하루에 백만원이 넘는다. 소수의 대형병원에 소속된 몇 사람의 의사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의사들은 왜 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한국 의료진의 기술이 최고라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짚어보면 한국의 보험제도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의 근관치료수가를 보자. 이러한 구조를 협회가 수십년간 방치했다니.. 일반국민은 보험제도의 혜택을 보고, 무제한의 여유 있는 보험에 든 사람은 여유 있는 진료를 받을수 있게 이원화해야 한다. 돈이 있는자가 대형병원에서만 은근슬쩍 큰 돈을 쓰게 하지 말고 작은 의원에서도 자유로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의사의 권리를 돌려달라. 오늘의 한국에는 기초의료만 있지 일반의료는 없다. 의사들은 지금 함들다. 파산제도가 활성화된지 수년째인 지금 이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가 의사라니.. 그 많은 교육을 받아놓고 부를 축적해야 할 의사가 파산제도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는 그동안 의사의 희생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특수의료보험(?)을 시행해서 돈을 많이내는 자는 무제한 치료를 받을수 있게 하자. 영리병원을 시행할지는 국가정책 입안자의 선택의 문제이다. 한국같이 작은 나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특수의료보험같은 분출구가 아닐까? 개원은 치과의사의 몫이다. 선거를 앞두고 경영 합리화나 국민의 편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을 가슴에 담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생각해 보자.

전문의제는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의신보의 2009년도 10대 뉴스를 보면 전문의제도 안착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도대체 우리는 이 고민을 몇십년째 하는 것인가? 고시도 한두번 보고 안되면 다른길을 찾는것이 상식이다. 우리는 새마을운동도 수출하고 OECD 국가도 되었는데 아직도 치과전문의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예비전문의 혹은 전문의가 된 자는 먼저 스스로 전문의답게 행동해서 일반의의 인정과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개방된 운영시스템을 갖추어야 살아남는다. 그래야만 ‘위험한 로비’가 사라진다. 성남시의 경우만 해도 의사협회는 매년 3000여만원을 교육청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와 의견을 나눌 때 두 협회의 발언의 비중은 확연히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치과계 내의 많은 문제들을 매년 수백명의 대의원이 모여 논의하기보다는 12명 정도의 상설 집행위원회를 두어 일반 결정은 집행위원이 하고 회장의 선출이나 예산의 승인같은 중요한 사안만 전체회의에서 정하는게 좋겠다. 전체회의는 발표하고 보다 중요한 일들을 토론하는 자리여야 한다. 2010년은 경기도치과의사회 창립총회가 있은지 64년이 되는 해이고, 오는 2월 25일은 성남시치과의사회가 경선을 통해 선출한 300여 회원의 수장을 맞이하는 날이다. 이러한 선거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클린회원에게 주어진다. 클린회원의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가 의사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먼저 의무를 다해야 한다. 클린회원이 되는것은 기관의 지시를 받는 친목단체의 입장에서 입법기관에 의견을 개진하는 의미있는 단체의 회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행동이다.

두번째는 올바른 지도자가 누구인가 미래를 보고 생각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회장은 진심으로 회장의 본분과 의무를 고뇌하고 이를 수행하려 애쓰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큰 변화로 인해 선거 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회원과 클린회원의 공존이 종로바닥 좁은 거리에서 원조집과 진짜원조집 사이를 서성이며 바라보는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성남분회 모든 회원이 참석해 즐기는 축제의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부디 참석하시어 한 표를 행사하기를 바란다. 나의 한표가 2010년도 지방선거와 차기교육감 및 교육위원 동시선거까지 올바른 선택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간곡히 부탁드린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면 감사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